남편 둘 살해, 모친 실명시켜 보험금…사이코패스 ‘엄여인’ 얼굴 공개

MBC·STUDIO X+U '그녀가 죽였다' 방송화면 캡쳐

카지노 : 2005년 남편과 친모 등 가족의 눈을 찔러 실명시키거나 살해해 수억 원의 보험금을 타내며 수많은 사람을 공포로 몰아넣던 ‘엄여인 보험 살인 사건’ 피의자 엄인숙의 얼굴이 공개됐다.

29일 MBC와 STUDIO X+U가 제작한 여성 범죄자들의 잔혹 범죄 팩추얼 시리즈 ‘그녀가 죽였다’의 예고편 영상이 공개됐다.

영상에서는 엄 씨를 비롯해 이은해(가평 계곡 살인사건), 전현주(박초롱초롱빛나리 유괴 살인사건), 고유정(제주 전남편 살인사건) 등 여성 범죄자가 소개됐다.

특히 엄 씨의 얼굴이 공개된 건 사건 발생 24년 만에 처음이다. 공개된 사진은 두 번째 남편을 살해하고 의심을 피하기 위해 ‘영혼결혼식’을 올렸던 때의 모습이다. 2003년이었던 당시 엄 씨의 나이는 27세였다. 2005년 사건에 대한 수사가 펼쳐질 당시에는 성별과 나이만 공개됐다. 이 때문에 한동안 ‘엄여인’으로 불렸다. 다른 범죄자들과 달리 얼굴도 대중에게 알려지지 않았다.

보험설계사 출신인 엄 씨는 2000년 5월부터 2005년 2월까지 5년간 4명을 살해하고 7명에게 중상을 입힌 혐의로 2006년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유영철, 강호순보다 사이코패스 진단 점수가 높은 것으로도 전해졌다. 첫 번째 범죄 대상은 남편이었다. 엄 씨는 남편 앞으로 보험 3개에 가입한 뒤 남편을 수면제로 재우고 핀으로 눈을 찔러 실명시켰다.

몇 달 뒤 남편의 얼굴에 끓는 기름을 부어 전치 4주 화상을 입혔고, 우울증 치료 약을 먹인 후 복부를 칼로 찌르기도 했다. 결국 남편은 다발성 자창 출혈로 숨졌고, 엄 씨는 남편의 사망 보험금 3억 원을 챙겼다.

엄 씨는 재혼한 두 번째 남편한테도 비슷한 범행을 저질러 사망케 했다. 보험사에 “이물질이 눈에 들어가 심한 상처가 나 실명이 될 것 같다”고 말해 보험금 4천만 원을 수령했다.

엄마와 친오빠도 보험금을 위해 실명시켰다. 모친의 눈을 주삿바늘로 찔러 보험금 7천만 원을 받았고, 친오빠의 눈에는 염산을 부어 실명시켰다. 또 오빠와 남동생이 사는 집에 불을 질러 화상을 입히고 3억 원의 보험금을 받기도 했다. 이 밖에도 가사도우미의 집에 불을 질러 그의 남편을 숨지게 했다.

이 같은 범행으로 챙긴 보험금을 모두 유흥에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엄인숙을 담당한 강남경찰서 오후근 형사는 “다소곳하고 부잣집 딸처럼 고급스러워 보이는 미인형이었다”며 “탤런트라고 볼 정도였다”고 회상했다.

또한 엄 씨와 면담했던 권일용 프로파일러 역시 “슬프거나 뉘우치거나 죄책감보다는 어쩔 수 없었다는 자기 합리화를 많이 한다”며 “잔혹한 행위에 비해 신뢰감을 주는 타입의 얼굴이었다. 친절한 말투와 자신이 가진 ‘후광’을 무기로 이용한 범죄자였다”고 평했다.

엄인숙은 2006년 재판부에 무기징역을 선고받아, 현재 청주여자교도소에 복역 중이다.

한편, ‘그녀가 죽였다’는 다음달 첫 방송을 앞두고 있다. 본방송에서는 고유정·전현주·이은해의 목소리를 AI로 재현해 직접 사건 경위를 설명할 예정이다. 아울러 고유정의 실제 진술, 이은해의 옥중 편지 등도 공개된다.

장윤아기자 [email protected]

장윤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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